임신,육아일기

삐까맨

성은정이 2007. 5. 8. 21:33

오늘은 약 두달동안 내가 궁금해하던 의문의 단어가 풀리는 경이로운 날이었다.

 

일단, 어버이날이라서 한국에 계신 엄마께 선물은 그 전에 이미 부쳐드렸었고

비안카, 알랙스와 엄마께 전화를 드렸다.

 

"함미, 어버이날 축하해요,아프지 마요. 하늘만큼 땅만큼 사랑해요"

내가 불러주는 데로 알랙스가 열심히 따라하는데 순간 저쪽에서 들리는 울엄마 목소리

"아휴. 우리 비안카 말도 또박또박 잘하네~"

헉. 엄마 알랙슨디요~

 

통화 끝나고 설거지를 하고 있는데 "삐까맨~"하는 친절한 설명과 함께 화제의 빠쎤모델 등장!!

드뎌 그 의문속의 삐까맨이 나타나신 거다.

바로 이 분!

 

스파이더맨도, 슈퍼맨도 아닌 삐까맨~

(슈퍼맨이 애들 배려놨다.)

 

비안카랑 알랙스가 놀면서 비행기를 날리거나, 무슨 일이 잘되고 있을때

'삐까맨,삐까맨'하길래 샘이 그게 뭔말이냐고 물어보고

왠만한 애들 말은 눈치로 알아먹는 나도 그것만은 무슨 말인지 몰라

답답해 하던차에 비안카의 수영복위의 팬티를 보고 갑자기 확 이해가 되버린 것이다.

그래도 이해 못하시겠는가.

바로 '비안카맨'이다. 헐~

 

저 수영고글 갖고도 계속 서로 싸우더니 결국엔 삐까맨이 이겨서 목에 걸고 나오셨다.

역시 끝에 '**맨'이 붙으면 다 힘이 세나부다.

 

평소에 집에서도 저 수영복을 평상복처럼 즐겨입는 울 비안카.

분홍빤쮸라도 벗길려고 꼬깔콘으로 겨우 꼬셨다.

내가 어렸을때 했던것처럼 손가락에 하나씩 꼬깔콘을 끼워주니

금새 일반인으로 돌아와준 비안카와 나를 하늘만큼 땅만큼 사랑해주는 아들 알랙스.

 

 

사실 알랙스한테 나를 하늘만큼 땅만큼 사랑해달라고 세뇌중이다.

다행히 짧은 단어는 비안카가,

긴 단어는 알랙스가 잘 따라해줘서 잘 세뇌당하고 있는 것 같다.

북한공산당은 다 머리에 뿔이 달렸다고 세뇌하는것보다 훨씬 부드럽지 않은가!^^

 

감기에 잘 걸리는 알랙스에 비해 비안카는  쌍둥이인데도 안아파서

항상 고마운데 오늘 다래끼가 살짝 올라왔다.

툭하면 다래끼가 올라오는 이 애미를 기어이 닮아버리고야 만것이다.

그냥 좀 부어오르다 말았으면...

 

동생 잘 챙기고(아! 이 말하니까 또 생각나는게 있다.)

지난주 일요일 샘이 정원일을 하느라 내가 애들을 데리고 잠깐 쇼핑을 갔는데

비안카가 쇼핑카트에 타지 않을려고 하는거다.

그래서 잘 잡고 따라오라고 알랙스만 카트에 태우고 쇼핑을 하는데

울 비안카는 혼자 신이났다.

뭐 사달라고도 안하고 그냥 맘에 드는게 있으면 카트에 휙휙 던져놓고

나는 비안카가 안보는 사이에 다시 몰래 빼놓고.

그러다가 비안카 눈에 확 꽂히는게 있었으니 바로 마시멜로.

 

안사준다고 하고 앞장서서 휙휙 가서 다른걸 고르고 있는데

나중에 울 비안카 저쪽에서 막 뛰어오는데 아이구야~

입안에 마시멜로 가~득. 급하게 먹었는지 코에도 약간 묻었고,

두 손에도 한웅큰씩 쥐고 왔다.

그리고 그 와중에도 알랙스! 하면서 알랙스 입안에 마시멜로를 넣어준다.

이거 어떻게 보면 도둑질을 한건데 웃음밖에 안나온다.

그래서 어떻게 됐냐고?

셋이 튀었지뭐...........

 

알랙스와 잘 싸우고, 고집도 세고, 내 성질도 잘 건드리지만

내가 빨레를 널고 있으면 "비안카 헬프 마미"하면서 내가 하는것 처럼 빨래 탁탁

털어서 집게와 함께 집어주는 내 딸 비안카.

밖에서 놀다가 집안으로 들어오면 맨마지막에 신발 정리를 하고 들어오는 장한 내 딸.

옷을 너무 자주 갈아 입어서,

미스테리한 패션쇼를 좀 많이 하면 어떠리.

누구보다 엉뚱하고 이쁜 삐까맨이 옆에 있어서 오늘 하루도 신이 난다!!

 

 

 

숨쉴때마다 행복하세요. 당신은 소중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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