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육아일기

보행기

성은정이 2005. 5. 4. 22:55

우리에게도 보행기가 생겼다.야호!

 

요즘 비안카가 어찌나 잘 기어다니는지 집안청소를 다 해주고 다니는데다가,

성질 급한 알랙스는 역시나 기어다니는것보다는 걷는걸 좋아해서

보행기가 딱 필요하겠다 싶었다.

그런데 살려고 보니 왠만큼 멜로디가 나오고 눈에 드는건 한국돈으로 15만원선.

쌍둥이가 한꺼번에 써야하니 새 것을 산다고 해도 쌈빡하게 2~3개월 쓰고나면

애들도 보행기에 앉지 않으려고 할테고 그렇다고 여기 호주땅에

아는 일가친척이나 물려줄만한 친구네 애기가 있는것도 아닌데다

몇달후면 보행기를 어떻게 처분해야 할까 고민을 하고 있던차에

교민잡지에서 중고를 판다는 광고를 보고 전화를 했다.

통화를 해보니 좀 오래된것 같긴 했지만 내가 깨끗이 청소해서

몇달만 쓰면 되니까~하는 마음으로 산다고 했더니

그냥 공짜로 가져가라는게 아닌가.

공짜로??이런 횡재가~

 

그래서 오늘 중간지점에서 만났다.

나는 쌍둥이 데리고 옆집 한국언니랑 같이 나가고,

그쪽에서도 친한 친구와 나와서 같이 커피도 마시고,

한국식당에서 맛있게 점심도 먹었다.

물론 커피값은 내가 내고,

그러고도 고마운 마음에 아끼는 한국술도 한병 예쁘게 포장을 해서 줬다.

 

자기는 맬번으로 이사를 가게됐다면서 같이 나온 친구를 소개시키기에

공식적으로 한달에 한번씩 모이는 한국언니들과의 모임에 그 아짐마(?)도

끼어주기로 했다.

나이는 나보다 두살이나 어려도 결혼을 일찍해서 학부형이라는

어린 아짐마까지 끼워주니 우리 모임도 4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집에 와서는 꿀꿀한 날씨에도 세탁기를 돌리고, 보행기를 칫솔로 열심히

청소를 했더니 빤짝빤짝 윤기가 돈다.

 

샘이 퇴근할 시간에 살짝 감춰뒀다가 쌍둥이 목욕시키고 나서

알랙스를 앉혀놨더니 알랙스도 신이나서 보행기 앞부분을 빨고 있고,

샘도 이제서야 한국식 보행기를 이해하고 "굉장하네. 하나 더 사자"

라면서 날 기쁘게 한다.

 

블로그에 올리려고 사진을 찍었는데 생각해보니 애들이라도 한명

앉혀놓고 찍을걸 애들 다 잠들고 보행기만 찍었다.

이런 밤식이...

(아래사진은 온몸으로 바닥청소를 하는 비안카와 보행기)



 

 

 

숨쉴때마다 행복하세요. 당신은 소중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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