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금요일에 있을 이사준비와 영주권을 받기 위해
다시 서류를 만드느라 마음이 많이 분주하다.
특히나 이민성에서는 60일의 기한만 주었기 때문에
미룰려니 미룰수도 없는 상황.
이삿짐 박스 하나 꾸리고 병원에 피뽑으려 잠깐 다녀올려고 해도
걸리는게 있으니 바로 비안카와 알랙스다.
원래 이민성이라고 하는곳이 분위기가 좀 살벌하다보니
애들을 데리고 갈수도 없고, 박스를 쌀 때도 한쪽에서
도저히 가만히 있지 않는 나의 쌍둥이는 요즘 그야말로
이쁜 짐덩어리라고 해야되나.
그나마 좋은 이웃들 덕분에 누구는 내가 병원갈때
애기를 봐주고, 누구는 애들 주사 맞힐때 따라가 주고,
또 누구는 이삿짐 쌀때 애들을 봐주고...
누누히 말한바 있지만 이건 정말 복이다. 복.
발빠르게 기어다니는 비안카.
알랙스가 쪽쪽이를 빨고 있으면 옆으로 기어가서
쪽쪽이를 빼앗는다.
그러면 자기가 필요해서 그러느냐.
것도 아니고 걍 '뺏는것의 즐거움'만 맛보는것 같다.
당연히 쪽쪽이를 빼앗긴 덩치좋은 알랙스는 서럽게 울어대고
그래서 한참을 이쪽저쪽으로 떼어놓다가 다시 붙여 놓으면
비안카가 또 다가가서 알랙스 얼굴을 확 꼬집고
꽁무니를 빼고 기어서 도망을 간다.
뒤로만 길수 있는 알랙스가 비안카를 추격할수는 없는일.
그래도 내가 애들을 볼때는 내 자식이라
알아서 떼였다 붙여놨다 하면서 조율을 하는데
동네사람들이 봐줄때도 애들이 힘들게 하면
어떡하나...쫌 걱정이 된다.
짐 아닌 짐...
좀 엉뚱한 상상이긴 하지만 처음에 쌍둥이를 낳고나서
걱정했던게 한가지 있다.
[만약 전쟁이 터진다면??]
애 둘을 양팔에 안고 먼 피난길을 간다는건 너무 힘들고
그렇다고 한 아이만 데리고 가자니 그건 말도 안되는 일이고..
그런데 내 걱정을 말끔히 해소시켜 준 해결사가 있었으니.
바로 '포대기'다.
포대기로 하나는 뒤로 업고 하나만 안으면 되니까 얼마나 편한가.
그럼 샘은 뭐하냐고??
애들 분유랑 먹을거 양손, 등짝에 가득 실어야 하지 않겠는가-.
어쩔수 없는 상황에서 짐이 될 망정,
내 목숨보다 더 소중한 쌍둥이 비안카와 알랙스^^
숨쉴때마다 행복하세요. 당신은 소중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