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육아일기
이유식 시작
성은정이
2005. 1. 25. 19:59
지난주 토요일부터 이유식을 시작했다.
임신책을 보니 보통 4개월부터 시작을 한다길래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옆집 카롤이 친절하게 이유식까지 사다줘서
이유식 먹일때 기념사진까지 한장씩 찍었다.
애들이 잘 먹어줄까 걱정을 했는데...
역시나 우리 비안카는 악만 꽤액꽤액 질러대면서 눈물콧물 범벅이 되어
어쩔수 없이 삼키고,
알랙스는 수저로 입에 넣어주기가 무섭게
'푸우'하고 뱉어버려서 내 얼굴이고 옷에 사정없이 발포를 해버린다.
그래도 자주 먹다보면 괜찮아지겠지 싶어서
하루에 두번씩 억지로 억지로 먹이는데 이거원 영 사람이
할짓이 못되겠다 싶다.
쌍둥이는 안먹을려고 나름대로 울면서 혓바닥으로 부지런히 밀어내고,
나는 흘러내리는 이유식을 부지런히 입안으로 다시 밀어넣어주고.
그러다보면 애들은 지쳐서 우유도 안먹고
입을 꼭 다물고 자버린다.
덕분에 우유 먹는 양까지 반으로 뚝딱 줄어들고.
쌀이 얼마나 맛있는건데-.
카롤한테 가서 상황보고를 했더니 내일 한번 같이 먹여보자며
호박도 갈아서 시도를 해보자고 한다.
우리집 쌍둥이 키우는데 동네사람들이 다 동원됐다.
레이첼은 의약품 담당,
카롤은 아이들 성향 파악, 우유, 이유식등 초짜 엄마가
알아야 할 것을 자주 코치해주고,
옆집 조앤언니는(이 언니는 한국사람이다)
쌍둥이 키우느라 내가 아침 점심을 자주 거르니까 내 점심파트너.
일가친척 하나없는 호주생활이지만 이렇게 좋은 이웃이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그나저나 내일은 쌍둥이가 맛있게 이유식을 먹어줬으면...
숨쉴때마다 행복하세요. 당신은 소중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