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스코티쉬랑

그런다고...납치까지??

성은정이 2003. 6. 20. 15:02
어제 샘으로부터 우리에게 새로운 문제가 생겼다며 집에와서 얘기를 하겠다고 해서 들어보니-.
시드니에서 샘이 오기를 권유했다고 한다.
쉽게 말해서 광주에서 서울 본사로 가는거라 샘이 혼자였다면 자신의 앞날을 위해서라도 당연히 ok했겠지만 이제 여우같은 마누라와 가정을 이루었으니 당연히 고민이 될수밖에.
시드니로 간다면 일단 나도 한국의 많은 것들을 더 쉽게 접할수 있을테고, 일자리도 훨씬 편하게 구할수 있을테지만 시드니는 이거 물가가 장난이 아니다보니 회사에서 임금을 더 올려주는 조건이라고는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비슷할것 같아서 그냥 여기에 있자고 합의를 봤다.

내년 초쯤에 우리의 2세를 만들기로 했는데 샘이나 나나 워낙 딸을 선호하다보니 세상에...오늘 새벽녁에는 내가 다른 사람의 딸을 납치하는 꿈까지 꾸고 말았다.
아무리 꿈은 꿈이라지만 내가 생각하기에도 좀 심했다.^^
주변에 친구들이 다들 아이 둘은 가지다보니 나는 본의아니게 친구들에게서 성교육을 많이 받게되었는데, 들어보니 애기 낳을때의 고통이 이만저만 심한게 아니었다.
맥주컵 500cc만큼의 피를 흘린다느니 그 고통의 순간에 남편의 머리카락을 죄다 뜯으면서 "이놈아 너때문이야"한다느니 암튼 그래서 나는 아직은 애기를 낳을때 너무 아플것 같아 아직은 준비가 안되었다고 했더니 샘이 친구 톰한테 물어봤다보다.
(톰은 딸셋(둘은 쌍둥이)의 아빠다.)
우리 와이프가 애기 낳을때 너무 아플것 같애서 겁을 많이 먹어서 걱정이라고. 그랬더니 톰이 하나도 안아프니까 걱정말랬다며.(아직 애기도 안가졌는데 뭔소리를 하는지 싶지만 나는 사서 걱정을 할정도로 현재 겁을 먹은 상태이기 때문에. 헤~)
에궁. 애기를 여자가 낳지 남자가 낳나.
암튼 그래도 겁먹은 와이프가 아름다운지 샘은 또 얼굴에 쪽쪽쪽 뽀뽀를 한다.

아침에 엄마는 또다시 수를 놓으시고,나는 오늘이 금요일이라 쓰레기통을 밖에 세워놨다.(우리 동네는 매주 금요일 쓰레기차가 와서 자동으로 수거해간다.)
환경을 중시하는 호주에서 왜 쓰레기는 분리수거를 안하는지 모르겠지만 항상 음료수캔이며 요쿠르트를 먹고나서 아무렇게나 쓰레기통에 버려 엄마한테 한소리씩 듣던 나에게는 그저 무자기로 쓰레기통에 버릴수 있음이 고마울 따름이다.

어제는 저녁준비를 할려는데 샘이 외식을 하자고 해서 "론스타"에 가서 스테이크를 먹었다.
론스타는 미국식 레스토랑의 체인점인데 주로 가족끼리 많이 오고 한시간에 한번꼴로 전통음악같은 것이 나오면서 웨이터나 웨이츄리스가 맞춰서 5분정도 춤을 춘다.
밥먹기 전에 나오는 땅콩이 어찌나 짭짜름하게 맛있던지 가방에 전부 담아왔더니 며칠은 좋은 술안주가 될것같다.
어라..그런데 식사를 하다보니 여기저기서 생일파티를 하는게 보인다. 직원들이 삥 둘러서서 박수를 쳐주며 노래도 불러주고. 어차피 여권 보이면서 확인하는 것도 아닌데 뭘. 샘이 웨이터를 불러 뭐라고 얘기를 하니
잠시후 우리 테이블엔 3명이 거뜬히 먹을수 있는 먹음직스런 아이스크림이 나오고 우리에게도 생일축하송을 해준다. 장난기 많은 샘이 오늘 와이프 생일이라고 뻥을 튀긴탓에.
다들 집으로 돌아오면서 다음엔 엄마생일이라고 뻥을 치자고 키득키득 만족한 저녁을 먹음에 즐거워했다.
어쨌든 오늘 또 한가지를 알았다. 외국사람들도 공짜를 좋아하는구낭~~

다음주는 일주일간 샘의 홀리데이다.
엄마와 나를 위한 배려.
그리고 내일은 샘의 친구들을 몇명 초대해서 나의 호주에 온걸 환영하는 조촐한 파티를 벌이기로 했다.
샘은 아예 한국식으로 하면 어떨까?하고 제의를 했지만
내 생각엔 아무래도 혼합식으로 준비를 하는게 나을듯 싶다.

오늘밤에 엄마랑 김치를 담글 예정이다.
생김치에 한국쌀밥에 김치국을 끓일까. 미역국을 끓일까.
ㅎㅎ 벌써부터 군침이 돈다.



숨쉴때마다 행복하세요. 당신은 소중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