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스코티쉬랑

여유로운 4시.

성은정이 2003. 10. 27. 15:37
4시가되면 항상 분주하게 저녁식사준비에 들어가야했던 내가 간만에 시간이 남아서 뭘할까~하다가 인터넷에 들어왔다.

4시~5시까지 저녁준비.
(이건 순전히 내가 아직 살림이, 특히나 칼질이 서툴러서 소요시간이 1시간인데 주로 야채썰면서 이것저것 준비하는 시간이다.)
5시 30분이면 샘이 집에 도착을 하고,
보통 식사후 설거지를 끝내면 6시정도 된다.

그런데 오늘은 아침일찍 냉동실에 있던 쇠고기 빼놨다가
썰어서 양념해놓고 미리 쌀까지 다 씻어놓은 탓에
여느때와는 다른 하품나게 한가로운 4시다.

점심때쯤에는 버터에 볶은 양파만 넣은 샌드위치를 대강 먹고 최초로 혼자서 차를 몰고 도서관에 다녀왔다.
특별히 갈 일이 있어서라기보다는
차 사놓고 전시만 해놓기가 뭐하고
내가 바깥바람 쐬고 온다면 샘이 무척이나 기뻐해주기 때문이다.

집에서 팬이나 에어컨을 틀자면 혼자있을때는 전기세가 아까워서 차마 틀지 못하고 에어컨이 빵빵한 도서관에 가니 처음엔 좋다가 에어컨 바람이 너무 차서 1시간만에 다시 집으로 와버렸다.
(다음에는 스카프를 두르고 가던지 해야지원~)

주차장에서 약간의 문제가 있었는데..
처음엔 주차장이 공짜인줄 알았다가 앞차가 코인박스에 뭔가를 넣는것 같길래 나도 동전을 들고 차를 쓰윽 댔더니
어라~이게 직원전용 주차장인지 카드를 넣어야되는거다.
들어왔던 곳으로 나갈려고 보니 위에 카메라가 나를 무섭게 째려보고 있는데 어쩌나..
무식하면 용감하다.
그냥 들어왔던 곳으로 다시 차를 빼서
차야 나살려라~~하고 간신히 도망을 쳤다.
시민의 문화공간인 공립도서관에서 설마 매몰차게 벌칙금(?)을 내라고 할까 싶지만 혹시라도 고지서 날아오면...끙...

어제는 샤론의 아들 니콜라스의 세례식에 다녀왔다가
토니가 오라고해서 가비의 생일선물도 전해줄겸 더위도 식힐겸해서 옷안에 수영복을 챙겨입고 갔는데 가는도중에 하늘이 흐려지기 시작하더니 토니집에 도착해서는 번개가 치고 비가 내린다.
그래도 수영복 입고간 내 수고를 생각해서 비맞으면서 샘과 둘이 잠깐 발은 적셨다.
그래도 수영복은 입어보기라도 했지만
물안경은 한번도 못써봤으니....쩝..
(아! 지난번 샘이 양파를 썰면서 울길래 내가 물안경을 씌어준 적이 있었지참~)

오늘은 집안청소를 했더니 기분도 깨끗해서 밥도 맛있게 넘어갈것 같다.
나는 이제 밥통에 코드를 꽂으러 가야할듯..
다들 저녁식사 맛있게 하세요~~~



숨쉴때마다 소중하세요. 당신은 소중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