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스코티쉬랑

뚱뚱녀 은정이~

성은정이 2004. 6. 8. 15:41
배꼽이 깊어졌다.
이 말은 내 배가 그만큼 많이 나왔다는 말..
임신 20주. 
그러니까 이제 임신의 절반에 이르렀고,
임산부가 평균 13킬로가 늘어나면 정상이라고 하니
나는 6.5킬로여야 맞는데 현재 체중은 8킬로가 늘었다.
하지만 쌍둥이니까 뭐~
문제는..요즘 내가 먹는것에 대한 자제를 전혀 못한다는 점이다.
회사에서는 일명 '머슴밥'을 먹고 있다.(밥을 고봉으로 퍼주는-.)
밥을 한국 국그릇 싸이즈에 가득먹고 매번 누룽지까지 쓱쓱 먹으니..
먹고 나서 책상에 앉으면 그때부터 뱃속에 아이들이 불편해서
움직이고 난리요동을 치는데 밥먹을때는 그런게 하나도 안느껴지니
큰일이다.
어제도 딱 한그릇만 먹고 '아니 그만 먹을래요'했더니
다들 옆에서 임산부가..그것도 쌍둥이를 가진 임산부가 그것만
먹으면 쓰러진다는 말에  그럼 조금만 더 먹지..하다가 집에
도착해서까지 보대껴서 죽는줄 알았다.
저녁은 커녕 물한모금도 못마시겠는데 집에 도착했더니 샘이 
크림소스를 얹은 파스타를 뜨근뜨근 맛있게 만들어 놨다.
난 지퍼를 내린 상태에서 운전을 하고온 치마를 그대로 보여주며
죽겠다고 켁켁댔더니 샘이 금새 풀이 푸~욱 죽어서
"그래서 안먹는다고?"한다.
"아니~먹지..먹는데~"
퇴근하자마자 옷도 안갈아입고 나 배고프지 말라고 정성스럽게
저녁을 준비해놓은 사람한테 배불러서 못먹겠다는 말은 차마 못하고
또 먹었다.
하늘이 노랗다는거 느껴본사람은 알려나-.
그런데 그렇게 배가 불렀으면서도 또 포크를 들이대니 먹어진다.
이 엄청난 식욕~
나를 제발 도와달라고, 8킬로나 늘었다고 해도 샘은 내가 잘먹는게
그리도 고마운지 더 먹어야 된단다.
"그래? 그럼 나를 안고 침실로 가봐"
목을 꽉 붙들어메고 안떨어질려는 나나,
믿을수 없을만큼 무거워져버린 나를 성급히 안고 침실로 향하는
샘이나 둘다 낑낑댔다.
샘은 임신을 한 내 모습이 너무나도 아름답다고 한다.
우리의 눈에 씌인 콩깍지는 도무지 떨어질 생각을 안한다. 히히
좀전에 점심식사를 막 끝냈는데 샘한테서 메시지가 들어왔다.
[I Love u xxx and dana and bianca]
xxx는 kiss라는 뜻이다.
그래서 나도 문자를 보냈다.
[We love u too~]
숨쉴때마다 행복하세요. 당신은 소중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