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육아일기
아빠와 미술시간
성은정이
2006. 9. 15. 21:59
여름이 가까워지고 있다.
아침엔 아직도 쌀쌀하지만 오후에는 제법 햇살이 따뜻해서 좀 색다른 놀이를 해보자고 했다.
누가? 물론 울집 양반께서.
띠리리리 리리리리리~(미술시간 수업종소리)
애들 기저귀만 채우고 샘이 사온 판넬과 물감 페인트를 줄줄이 펼쳐놓고
자. 해보자!!했더니 비안카와 알랙스의 얼굴 표정..부모님. 뭘요??
참. 이건 한번도 안해봤지.
샘이 물감을 거의 붓다시피 하면서 붓을 한자루씩 쥐어줬다.
이렇게 하는거야 애들아~하면서 아빠가 시범을 보이는데도 반응이 영 시원찮다.
오히려 손에 물감이 살짝 묻었다고 비안카가 "더티~"하면서 기저귀에 닦아내느라 정신이 없다.
음..이럴땐 울 애들 전적으로 나를 닮았다..
더 재밌어 보일려고 샘이 오버액션과 큰소리로 웃고,
나는 분위기 띄우느라 열심히 박수를 쳐주다가 비디오와 카메라를 가지러 들어갔다 와보니
거의 게임끝.
애들은 붓을 들고 얌젼히 페인팅을 하는데 샘은 양손에 페인트 범벅이 되어
아조 혼자 신이났다.
난 걱정이다...저 양반 옷에 묻은 페인트를 어떻게 지우나...
페인팅을 할때 그나마 곱던 색색의 떼깔들은 서로 뭉쳐지다보니
결국 이쁜 똥색이 됐다.
설마 저걸 벽에 걸자고 하지는 않겠지...싶었는데
지금 우리집 한쪽 벽에 떡~하니 자리를 잡았다.
뭐 그래도 생각했던것보단 괜찮다.
저걸 유명한 아티스트가 그려서 이천만원을 줬다면 누가 어쩔것이야...
숨쉴때마다 행복하세요. 당신은 소중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