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이 소원이라고 할 정도로 갖고싶어하는게 3가지 있다.
바에 놓을 멋진 배,
혼다 오토바이,
그리고 천체만원경.
배는 작년 크리스마스때 내가 말로만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해주고,
샘이 카드로 긁어서 장만을 했고,
그래서 이번에 이사올때 신주단지 모시듯 부서지지 않게 젤 먼저
새집으로 모셔왔다.
오토바이는 퇴깽이 같은 자식들이 둘이나 한꺼번에 생겨서
저~짝으로 물건너간거 샘이 포기했을듯 싶고,
천체만원경.
이건 나중에 애들 교육에도 좋을것 같아 새 집으로 이사가면
내 돈으로 꼭 사주마 약속을 했었다.
그런데 이번에 이사오고나서 샘이 아주 신이났다.
벽에 비해 텔레비젼이 작다고 누구네집처럼 큰 텔레비젼이
있어야 할것 같다고 날마다 노래를 부르는데도 모른채 했더니
이제는 텔레비젼이 잘 안보인다며 텔레비젼 앞에 코를 박고
앉아서 텔레비젼을 보는 것이다.
"그래. 사라 사"
다음날 텔레비젼이 교체됐다.
그리고 또 다음날.
쌍둥이 때문에 있어야 될것 같다고 했던 비디오 카메라와
내가 사주마 약속했었던 천체만원경을 기어이 또
자기손으로 사오고야 말았다.
"잘했네. 이제 갖고 싶은거 다 가졌으니까 행복하겠수!"
밤마다 샘의 하늘보기가 시작됐다.
주말엔 낮에도 하늘을 보고 앞집 미세한 잔디까지
살펴보고있다.
어젯밤에는 달이 초생달처럼 예쁘게 떠서 저녁밥을 먹기가
무섭게 밖으로 나가더니 한참만에 날 부르는거다.
날도 추운데 나가봤더니 자기가 달을 렌즈에
맞췄다며 건드리지 말고 살짝 눈만 대서 보라는거다.
자기는 오른쪽에서 나는 왼쪽에서 보자길래
알았다고 하고 앞으로 다가서는 순간
내가 다리로 툭! 만원경 다리를 차버리고 말았다.
뜨...아... 샘의 우락부락해진 얼굴.
렌즈상으로는 1mm만 틀려도 맞추기가 힘들기때문에
자기가 20분만에 맞춰놓은걸 내가 달을 보기도 전에
건드려버리고 말았으니...
'미안해서 이걸 어쩌나~'하는 표정만 짖고 슬그머니
안으로 들어왔다.
설거지 끝내고, 비안카 자다가 깬거 다시 재우고나니
샘이 천체만원경을 들고 들어왔다.
(미안해진 얼굴로) "봤어??"
봤단다. 그럼 나 부르지-. 헤헤
난 천체만원경으로 미세하게 하나씩 달이나 별을 살펴보는것보다
그냥 고개를 들어 넓고 화창한 하늘을 바라보는게 좋다.
좁은 렌즈를 통해서 보는것보다 보기도 훨씬 쉽고
마음도 뻥 뚫리고~
하지만 소원하나를 이룬 샘은 아마 당분간은
추위에 떨더라도 밤마닿 하늘보기가 계속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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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의 사진들은 문제의 '비안카와 알랙스 여권사진'
그런데 장장 3시간을 지체한 나머지 여권사진은 이렇다.
꼭 연예인들 나중에 앨범에서 졸업사진 보는것처럼.ㅋㅋ
그래도 알랙스는 의젓하게 잘 나온것 같아 그나마 흐뭇^^
참. 아이들 여권사진은 10년을 쓸수는 있지만 얼굴이 변하기 때문에
3살때 다시한번 사진을 찍어서 교체를 해줘야 된다고 한다.
물론 그때는 돈을 내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숨쉴때마다 행복하세요. 당신은 소중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