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제 지쳤어요 땡뻘!땡뻘! 혼자서는 이밤이 너무너무 추워요~오오우~"
요즘 우리집에서 시도때도 없이 울려퍼지는 유행가다.
작년에 내가 '비열한 거리'라는 영화에서 조인성이 이 노래를 부르는걸 보고 폭 빠져서 동생한테 이 노래를 구워달라고 부탁했었고 그래서 [은정이의 애창곡]이란 제목으로 호주땅에 도착한 이 노래.
내가 운전할때마다 부르는걸 듣고 비안카가 따라서 하더니 요즘엔 알랙스도 땡뻘을 찾아 다니고 있다.
음..우리 아이들이 트로뜨를 좋아할지 누가 알았겠는가..ㅜㅜ
나는 이상하게도 비안카와 알랙스를 뒷좌석에 태우고 운전할때면 좋은 엄마가 되어야 겠다고 다짐을
하게 되는데 그러기 위해서 집에서보다 더 많은 대화를 시도한다.
또한 아이들이 지루하지 않게 20분을 운전해도 같이 노래를 하거나 게임을 하는 센스를 발휘해 준다.흐흐
몇일전엔 아이들의 한국어 및 영어 단어 테스트를 해봤다.
하늘은 영어로? 스카이~
나무는? 트리~
무지개는? 레인보우~
(이 말은 울 쌍둥이가 한국어,영어를 다 이해한다는 뜻이다)
그러다가....
바지는? 팬츠~
치마는 영어로?...그때 울 비안카 자신있게 "청바지!!!"
헙.. 비안카에게 팬츠와 청바지는 화성과 금성처럼 다른 존재였구나..
계속하자 얘들아~
손은 영어로? 핸드~
이번에는 손가락을 쳐들었더니 얘들이 잘 모르길래 손을 흔들어보였다.
그러자 누군가 잽싸게 "반짝반짝!"한다.
뜨아.. 이거뭐 가족오락관의 스피드게임도 아니고.. 그냥 푸하하 웃었다.
나중에 볼일을 다 보고 차에 타면서 어떤 이야기가 오고간뒤 내가 알랙스한테 그랬다.
"알랙스. 우리는 가족이니까 서로 싸우면 안되고 아끼고 사랑하고 믿어줘야 되요.
우리 아들은 마미 믿어요?"
그러자 알랙스 왈 : 밀면 안돼요. 그럼 넘어져서 다쳐브러요(흥분했는지 4살난 울아들 전라도 사투리까지 튀어나온다)
믿냐는 말을 push로 알아듣는 그 앙증맞음이란..어이없어서 또 웃었다.
어제는 수영하고 있는걸 바라보고 있노라니 넘넘 멋져서 내가 입이 확 찢어져라 좋아서 웃다가
나중에 옷갈아입혀 주면서 "알랙스! 너 이제부터 한국이름 태환이 해라"했더니
싫단다. 짜식. 잘생기고 수영도 잘하는 녀석이 자존심도 세다.
참고로 알랙스의 한국이름은 '어진'이다. 아직까지 한 다섯번정도 불러봤나??
비안카는 닉네임이 간단하게 '방귀쟁이 비안카'다.
소리나 냄새의 강도가 어른부럽지 않을 정도인데 너무 자주 북북 뀌어대서
"또 너야? 으~~냄새"하면서 코를 쥐어짰더니 어린애가 너무 무안해 하면서 울려는거다.
그래서 얼른 표정을 바꿔
"괜찮아 비안카~ 우리 비안카가 건강해서 방귀가 잘 나오는거야. 방귀 못 뀌면
아파서 병원가야되는 거예요"하면서 보너스로 '방귀잘뀐 사람 신체 건강하고
방귀 못뀐 사람 신체 약해서~될수 있는대로 방귀를 잘뀌도록 노력합시다~~~~'하는
노래까지 신나게 불러줬더니 요사이는 지독한 방귀를 발사한뒤 우리 비안카 이렇게 말한다.
"건강한거야~"
울딸 만세다!!
호주나이로 4살. 대디를 보면 영어가, 나를 보면 한국말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비안카와
알랙스를 보면 얼굴에 미소가 쓰윽~지어지면서 잊지않게 열심히 한국말을 가르쳐야 겠다고 다짐한다.
자~이제 비안카와 알랙스의 엽기사진 올라갑니다용~~
참. 제가 이번에 호주회사에 취직을 했다는거 아닙니까. 요즘 호주에서도 명퇴며 감원이 연일 이슈인
이때에 저는 참 행운아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 트레이닝 끝나고 나서 울 보스가 그레이스(제 영어이름)
같은 사람 서너명만 더 있으면 좋겠다라고 말을 했다하니 더 열심히 잘해야 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갑자기 지구를 지키겠다고 슈퍼맨,우먼이 됭 아이들. 저 날개를 단 후로는 쇼파에서 몇십번씩 뛰어내렸다는..
비안카의 저 가면은 물불가리지 않고 정의롭게 싸울수 있을것 같다. 보이는게 없으니~ㅎㅎ
더워서 머리를 묶어줬더니만 울 알랙스는 뭐가 그리 뛰뛰하신지...
스파이더맨 영화 틀어준다고 하고선 겨우 달래서 웃게 만들었다. 기분이 나빴던건 비안카 풍선이 더 커서였다나..
숨쉴때마다 행복하세요. 당신은 소중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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