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스코티쉬랑

바퀴벌레를 먹으면 160만원을 준다??

성은정이 2003. 7. 2. 14:27
여기와서 내가 광적으로 좋아하는 프로가 하나 있다.
상금 4천만원이 걸린 일종의 서바이벌 게임인데 6~8명이 출전했다가 마지막 승자 1명이 상금을 갖고가는 게임인데 돈의 액수가 크다보니 진행이 여간 끔찍한게 아니다.
지지난주에는 부부 및 연인 4팀이 출전했었는데 첫번째 게임은
여자가 물속안의 철장에 갇혀있고, 남자가 자물쇠로 열어준다음 철장에서 나온 여자가 깃발을 잡으면 되는 거다.
사귄지 4년됐다는 어떤 연인팀은 남자가 자물쇠를 열지 못하고 혼자만 물속에서 나와 탈락했는데(당연히 실패)아마도 그 둘은 깨졌을 거라고 생각한다.
암튼 두번째 스테이지에서는 상자안에 있는 바퀴벌레를 남자가 여자에게 입에서 입으로 전해주는 거였다.
호주의 바퀴벌레는 한국것과는 비교도 안될만큼 큰데 크기가 보통 엄지손가락만 하다. 이것들도 고기를 먹어서 큰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덩치가 있어서인지 그리 날쎄지는 않는데 더 이해가 안되는 것은 호주사람들은 바퀴벌레도 집안에 있는 것이 아닌 마당이나 뭐 그런데서 본거는
그냥 살려준다는 것이다.
나는 처음엔 무식하게 큰 바퀴벌레들을 보고(자주보는건 물런 아님)처음엔 악을 빠락빠락 질렀는데 이제는 밖에서 지나가는 놈들도 신발바닥으로 탁 쳐서 죽인다.
그럴때마다 샘은 자기 베이비가 아무렇지 않게 바퀴벌레를 죽이는 것을 보고 더 놀라 자빠지지만 난 정말 벌레들을 싫어하니깐.
이야기가 옆으로 샜다.
암튼 그 게임에서 계속 부부로 참가한 팀이 아슬아슬
살아서 탈락은 안되는데 계속 시간차로 패자가 되니까
사회자가 별 이상한 제안을 했다.
부부가 동시에 바퀴벌레를 씹어 삼키면 2천달러(160만원)를 주겠다고. 그 말을 듣던 엄마랑 샘은 옆에서
우엑~하고 난리가 났는데 문제의 그 부부는 바퀴벌레를
먹었다는 사실.
그래서 내가 나도 2천달러를 주면 바퀴벌레를 먹을수 있겠다고 했더니(사람들이 별 이상한 것도 다 먹는데 걍 눈딱감고 먹으면 되지뭘~ㅎㅎ)내가 바퀴벌레를 먹으면
자기가 2천달러를 주겠단다. 단 베이비 너랑 다시는
뽀뽀를 하기가 힘들거라고. 이런 안되지..그래서 돈이
아깝긴 하지만 그냥 뽀뽀를 택하겠다고 했다. ㅎㅎㅎ

사실 뽀뽀이야기가 나왔으니까 말인데 샘과 나는 하루평균 10~15회정도 뽀뽀를 한다.
아침에 눈뜨면서부터 뽀뽀, 밥을 차려줘도 뽀뽀, 출근하기전엔 꼬~옥 들었다 안아주면서 또 뽀뽀, 마지막으로
운전석에 앉기전에 다시한번 뽀뽀.
오늘 아침엔 샘을 출근시킨뒤 엄마가 내게 물으신다.
"너 이빨은 닦고 뽀뽀하냐?"
내 대답은 당연히 "아니"다.ㅋㅋ

또 이야기가 샛길로 샜다.
암튼 어제는 예고편에서 예전에 전격 젯트작전에 나왔던
마이클과 존트라블타가 나오길래 한국슈퍼 가는것도
하루 뒤로 미루고 티브이 시청을 했는데 그 마이클 아저씨는 아무래도 나이가 있어서 인지 키도 제일크고 몸풀기도 제일 멋있게 하더니만 제일 먼저 탈락을 했다.
우리엄마가 좋아하는 존트라블타는 안나오길래 샘한테
빨리 방송국에 전화해보라고 방방 뛰었더니 샘이 전화를
해보고 나서 5분후에 나온다고 했다한다.(물런 가짜전화)
그런데 정말 5분후에 존트라블타가 나왔다.
알고보니 자기 부인이 도전자로 출연을 해서 응원하러
나왔는데 응원하자마자 그 여자도 보기좋게 탈락을 했다.
존트라블타가 응원 나온 교통비도 못 뽑았을텐데~

어제 두번째 스테이지에서는 누에같이 생긴 벌레들하고 전갈처럼 생긴 뭐 그런게 있는 통속에 3분동안 얼굴을
넣어두고 있으면 통과가 되는 게임이었다.
다들 돈에 대한 집념 때문인지 도전자 모두가 통과했다.
두번째 스테이지는 보통 벌레와 관련이 있다던지 뭐
이상한걸 먹어야 되는건데 샘과 나는 거기까지는 아니더라도 첫번째 스테이지에라도 도전을 해보자고 했다.
첫번째는 거의 물속에서 1분간 숨을 안쉴수 있으면 되기때문에 이번주부터 욕조에 물을 담궈놓고 같이 연습을
하기로 했다.
참고로 나는 30초정도, 샘은 15초정도 견딜수 있기에
우리가 1분을 채울 그때쯤엔 그 프로가 없어져 버릴지도 모르지만 암튼 우리는 부지런히 연습을 하기로 했다.

오늘 저녁 메뉴는 김밥이다.
지난 일요일 존의 집에 점심 초대를 받아서 아침을 거르고 나갔더니 중간에 배가 고파 쇼핑센터에서 간단히
일본식 김밥을 사먹었는데 김밥 반줄짜리가 1,500원정도해서(내용물도 맛살에 마요네즈. 그정도다.) 그걸 드셔본 엄마가 세상에 일본사람들 너무한다며 우리가 한국식
김밥을 맛있게 만들어 주자고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이랑 이것저것 사러 한국슈퍼에 가는거다.
방금 또 샘한테서 전화가 왔다.
베이비. 너 정말 사랑해~라고.
엄마가 또 물으신다.
"그말만 하고 끊던?"
"어"
우리 엄마께서 말씀하시길.
신혼집에서 참기름 냄새는 안나고 닭냄새(닭살)만 물씬
난다고. ㅎㅎㅎ 우리 이렇게 살아요~


숨쉴때마다 행복하세요. 당신은 소중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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