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스코티쉬랑

속넓은 울남편 샘.

성은정이 2004. 4. 16. 09:58
요즘 먹는게 영~스트레스여서 퇴근길에 내가 먹을 김치찌개를
사서 포장을 해서 집에 갔다.
(안먹자니 손가락 빨고 기다릴 쌍둥이들을 생각해야되고,
음식생각을 하면 여전히 속이 불편하고..)
그런데 집에 도착했더니 옆집 사람들이 놀러와있다.
이사람들한테는 4개월된 딸이 있는데 어찌나 예쁘게 생겼는지
나도 호주에 와서 이렇게 예쁜 갓난아이는 처음본 예쁜딸이있다.
암튼 놀러온것 까지는 괜찮은데 같이 피자를 먹으러 나가잔다.
잉..그럼 내 뜨근뜨근한 김치찌개는..
다들 나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안간다고 대답하기 뭐해서 같이갔다.
피자헛에 갔지만 내가 원하는 뜨겁고 매운 국물을 먹을수는
당영히 없는일!
하지만 배가 고파서인지 피자를 3조각이나 먹고났더니 배가
방방~해진다.
피자를 맛있게 먹고 온것까지는 좋았다.
집에 도착해서 또 샘이 와인 한병을 들고 그 집에 가려는게
아닌가. 거기에 지난번 불청객들이 싹슬이하고 유일하게 남기고간
맥주 한병까지 옆집사람(이름은 크랙. 경찰이다.)주려고 가져가니
내 새로운 전시물이 바로 없어진다는데 서운하기도 하고,
피곤하기도 해서 샘보고 혼자 와인을 마시고 오라고 했다.
그런데 막상 침대에 누우니 또 화가 슬슬 난다.
마침 동생한테서 전화가 와서 거의 1시간동안 국제전화를 할때까지
금방 오겠다던 샘은 여전히 올 기미가 없다.
그러고나서 한 15분쯤 지났을까. 드뎌 샘이 왔다.
난 일부러 등을 돌리고 자는척 했더니 샘이 미안해서 몸을 비비꼬고
어쩔줄 몰라한다. 그래도 여전히 못깨고 자는척 했더니 뒤에서
나를 감싸안으며 머리며, 귓볼에 뽀뽀를 하더니 내 귀에 대고 
쌔근쌔근 숨을 쉬는데 어찌나 떵구멍이 간지럽던지 참느라 혼났다.
다음날에도 일부러 샘이 출근할때까지 피곤에 지쳐 계속 자는척
침대에서 "잘다녀와"하고 말았더니 샘이 어깨가 축 쳐져서 나간다.
(보통은 잘때도 등을 돌리게 되면 미안하다고 이야기하고 늘 손을
잡고 자고, 아침에 일어나면 굿모닝 뽀뽀를 하고, 샘이 출근할때는
내가 잠옷바람이라도 나가서 손을 흔들어주던게 우리 패턴이다.)
평소와는 다르게 내가 운전중에도 계속 샘에게서 어디만큼 갔는지
전화가 오길래 사무실에 도착해서는 간단하게 골드코스트에 도착
했다는 문자만 남기고 아예 핸드폰을 꺼버렸다.
그리고 그날 집에 갔더니 내 차가 집에 도착하자 샘이 나와서
차문까지 열어주면서 나를 반긴다. 그리고 샘이 준비해놓은 저녁을
먹고, 거품을 엄청나게 풀어놓고 온도계 넣어서 세심하게 온도
체크까지 해놓은 목욕물에 몸을 담그고 샘한테 등을 밀어달라고
했더니 "오우 우리 베이비. 때가 엄청 나오네~"하면서 키득키득
웃길래 "그러니까 밀어달라고 했지!"무안해서 또 한마디 툭쏜다.
속좋은 샘. 목욕이 끝나니 침대에 내 잠옷을 이쁘게 펼쳐놓고
와인대신 보리차에 초콜릿을 준비해놓고 맛사지까지 해준다.
사실 샘이 뭘 크게 잘못해서라기 보다는 내가 임신때문에 사소한
것에도 신경이 예민해져서 혼자 꼬라지를 부린건데 샘이 이토록
미안해하니 내가 더 미안해서 어쩔줄 모르겠다.
우리는 약 1시간동안 진지한 대화를 나눴다. 내가 왜 꼬라지가
났는지, 그리고 요즘의 나는 많이 예민해져있기 때문에 너의
많은 이해가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나는 너의 이런점이 약간 내
비위에 거슬린다..하면서.  울 샘은 대꾸한마디 안하고 자기가 
잘못된건 다 고치겠다고 미안해한다. 하지만 내가 임신을 한뒤로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것 같다고. 아니 그건 또 뭔소리냐고.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네가 더 잘 알지 않냐고..
우리는 그날밤 꼬~옥 껴안고 잤다.*^^*
숨쉴때마다 행복하세요. 당신은 소중하니까요.

'호주에서 스코티쉬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물탕  (0) 2004.05.24
베스킨라빈스 아슈크  (0) 2004.05.21
불청객  (0) 2004.04.13
나는 강아지??  (0) 2004.04.01
하늘의 별을 따다....2개 *^^*  (0) 2004.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