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샘은 출근하고, 나는 아이들과 침대에서 뒹굴고 있는데 갑자기
배가 송곳으로 찌르듯이 아프기 시작했다.
급하게 벼개와 이불로 가장자리에 성을 쌓아놓고 변기에 앉아서도
애들 놀랄까봐 일보는 틈틈히 장난도 한번씩 쳐줬다.
(우리 침실에 딸린 욕실은 벽을 뚫어놔서 변기에서도 애들이 보인다.)
그런데 화장실 갈때 책을 가지고 가는 평소의 버릇대로 몇장 안남은
책을 읽고나서 뒷장 껍데기까지 읽고 있는데 갑자기 "쿵"
비안카가 침대에서 떨어진 것이다.
우리 침실은 바닥이 타일인데 정통으로 떨어지고 말았으니..
하늘이 노랬다.
내가 미쳤지. 미쳤어..
비안카는 자지러지게 울어대는데 꽉 껴안고 어쩔줄을 모르다가
겨우 달래고나서 침대에 눕히고 얼굴을 살펴봤다.
뒷머리로 떨어져서 얼굴에 상처가 없으니 더 불안했다.
팔다리를 움직여보고 간지럼을 태워봤다.
웃지는 않으나 더 울지 않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병원을 가야하나..
토하진 않으니 토할때까지 기다려야 되나..
기다려 보기로 했다.
다행히 이유식과 우유를 좀 먹고 비안카는 잠들었다.
오후 3시쯤..옆집 언니가 잠깐 왔길래 "언니 내가 일저질렀어."
하며 이실직고를 했더니 언니가 깜짝 놀라며 비안카를 한번 보잔다.
비안카는 또다시 낮잠을 자러 갔는데 언니가 비안카 침대로 가보더니
헉 놀라며 비안카가 눈을 뜨고 가만히 누워있다는게 아닌가.
둘이 애들 하나씩 안고 병원으로 미친듯이 뛰었다.
의사는 오전에 사고가 났는데 왜 이제야 왔냐며
약간 훈계를 하더니 괜찮은것 같다며,
그러나 이런일은 오늘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어야 한다고 조심하라고 했다.
휴~~~
그러나 공포영화 끝장면처럼 의사는 한마디 더 붙인다.
혹 집에가서라도 애가 자꾸 잠을 잘려고 하거나,
토하는 증세가 있으면 바로 큰 병원으로 가라고.
쏘리쏘리..그러나 네...
샘한테는 차마 말도 못꺼냈다.
천만 다행히도 비안카는 괜찮은것 같다.
그런데 사실은 한달 전에도 알랙스가 침대에서 떨어진 적이 있다.
그때는 다행히 벼개가 먼저 떨어지고,
알랙스가 벼개위로 떨어져서 괜찮았지만 정말정말 조심해야지 했었는데..
울 비안카 떨어질때 얼마나 아팠을까..
애들 다치는건 다 부모의 부주의 때문인데...
이제부터 비안카랑 알랙스한테 더 잘해야지.
식은땀으로 목욕을 한 하루였다.
숨쉴때마다 행복하세요. 당신은 소중하니까요. 너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