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스코티쉬랑

아파여. 겔겔겔....

성은정이 2004. 3. 2. 11:04
작년에 의사가 심장정밀검사를 해보자고 했을때 속으로는 '설마..?'
하면서도 나처럼  튼튼한 사람이 아프면 우리나라는 어떡하라고~
하는 생각을 했었다.
뭐 결과도 당연히 돈만 날린 검사였지만.
그런데 이번에 진짜 아프다.
주말에도 일어날 수가 없어서 거의 누워서 잠만 자고 또 잤다.
음식도 땡기지가 않는걸 샘이 제발 아무거나 먹어달라고 사정을
하는통에 애 달래는 심정으로 팝콘 좀 씹어먹고..
생애 처음으로 과일이 땡겨서 내돈주고 사과랑 포도,자두를 샀다.
내가 얼마나 과일을 싫어하냐면 어렸을때도 아빠가 사과나 과일을
깍아서 이거 한조각만 먹으라고 하시면 효도하는 마음으로 겨우 먹곤
했으니깐.
엊그제 밤에는 잠잘려다가 갑자기 조카들이 보고싶어지더니
나중엔 아빠생각이 나서 훌쩍거리는 바람에 샘도 내걱정에 한숨도
잠을 못자서 결국 어제 하루 Day off하고 아침저녁으로 골드코스트
까지 내 출퇴근을 시켜줬다.
글구 회사가서 배고프면 먹으라고 도시락통에 포도를 알갱이 다
떼어서 넣어주고 자두는 내가 껍질 먹는거 싫어하는 걸 알고는
과일칼까지 챙겨주는 자상함을 보여준다.
아..내가 결혼을 잘 하긴 잘했는데 몸에 이렇게 힘이 없으니
요즘 샘 밥도 제대로 챙겨주지도 못해서 샘은 또다시 아침에는
커피에 쿠키 몇조각, 밤에도 내가 당분간은 우리 땡기는거 각자
해먹자고 해서 영 불쌍하게 먹고있어서 맘이 아프다.
내일은 오늘보다 기분이 좀더 나아지기를…
숨쉴때마다 행복하세요. 당신은 소중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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