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이상한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한게 3주째.. |
묘하게도 책에서 읽은거랑 울언니가 이야기 해준게 조금씩 맞아 |
떨어져서 혹시나..싶으면서도 솔직히 목요일에 병원에 다녀와야 |
확실할것 같아서~ 암튼 죽을맛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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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거의 끼니대신 당근과 삶은감자로 그나마 내 생명을 연장해 |
나가고 있는 형편이다. |
샘은 제발 뭘좀 먹어달라고 안타깝게 애원하는데 도대체 뭐가 |
땡겨야 말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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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지난주 토요일 톰한테서 같이 저녁식사를 하자는 전화가 왔다. |
집에 있으면 속만 더 니글니글 견디기 힘들것 같아 내가 가자고 |
적극 동요해서 토요일밤에 톰의 집에 가게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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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선 아무것도 못먹겠더니 바뀐 환경탓인지 삶은 돼지고기(물론 |
한국식 눌린 돼지고기가 훨 맛있지만)랑 완두콩이 입에 맛아서 좀 |
먹었더니 속이 살것 같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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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부르니 이제 집에 빨리가서 잠을 자고 싶은데, 샘은 아까부터 |
신바람이 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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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된 다른 부부중에 켈리포니아에서 살다가 호주로 이사온지 4달된 |
부부가 있었는데 미국에서의 이 남자의 직업이 영화배우 존트라블타의 |
좀 높은 개인 경호원이었던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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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또한 유머감각이 넘치는 사람이라 샘과 궁합이 척척 맞아서 |
내가 샘한테 "여보 물주세요~"(이건 우리 두사람의 싸인이다. 내가 |
다른사람 못알아먹게 한국말로 이렇게 말하면 술그만 마시자는 싸인.) |
해도 '베이비~아임 오케이'하면서 계속 집에 갈 생각을 않는거다. |
그리 썩 편하지 않는 요즘 나의 몸상태에 집에갈때 운전까지 내가 |
해야 될 판인데 이 양반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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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정도 지났나.. 어떻게 하다가 샘이 나를 봤는데 드뎌 사태의 |
심각성을 느꼈는지 집에 가자고 한다. |
차에 타자마자 샘이 미안해서 어쩔줄 몰라하며 자기가 큰 문제를 |
만들었냐고 쫄아서 묻는걸 외면한채, 집에가서 이야기하자고 하고 |
한마디도 않은채 운전만 하고 집으로 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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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와서..이런일이 처음이기도 했고 진심으로 뉘우치고 사과하길래 |
졸음이 머리꼭대기까지 올라와 있던지라 그냥 용서를 해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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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다음날 샘이 내게 심각하게 묻는다. |
자기를 사랑하냐고. 엥? 그런 질문같지도 않은 질문을?? |
왜 그런 질문을 하냐 물었더니 요즘 내가 자기랑 같이 있어도 맨날 |
눈만 감고 있고, 자기가 대화를 시도할려고 해도 내가 대답만 하고 |
말을 탁탁 끊는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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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자기가 한번 내 입장이 되보면 이해할려나. |
물한잔만 마셔도 꽥꽥 넘길것 같은 이 안타까운 내 속사정을. |
배에서는 꼬르륵 소리가 나도 음식생각만 하면 땅속으로 꺼지고 싶은 |
이 배고픈 심정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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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목요일이 왔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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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쉴때마다 행복하세요. 당신은 소중하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