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샘이 텔레비전을 같이 보다가 갑자기 친구 Joe에게 전화를 |
걸어봐야겠다고 하더니 꽤 오랜 시간 통화를 했다. |
그리고 통화가 끝날 즈음에는 이번주 토요일에 우리가 찾아뵙겠다는 |
이야기를 남기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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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e의 나이는 87세. 여기 사람들은 나이에 상관없이 다 친구라고 하고 |
샘도 나이가 많은 오랜 친구 Joe를 만나면 서로 머리를 푹푹 때리곤 |
하는데 난 그렇게 허물없는 두 사람이 참 좋아 보인다. |
(나는 Joe를 나의 시아버지처럼 가깝게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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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이 Joe에게 연락을 한 이유는 Joe의 와이프가 얼마전 많이 아파서 |
얼굴부터 시작해서 팔한쪽까지 몸의 반쪽이 마비가 되었다 한다. |
거기에 Joe도 나이가 많고 심장수술을 3번이나 받은 사람이라 샘의 |
느낌에 Joe가 오래 살지 못할것 같다고..찾아가 봐야 할것 같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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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고 나서 나는 엄청 눈물이 많아졌는데 행복해도 눈물이 흐르고, |
Joe 이야기를 듣고 나자 또 왠지 서글퍼져서 눈물이 주루룩..흐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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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이 왜그러냐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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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e가 오래 살지 못할것 같다는 말도 슬프지만, |
지금 샘과 나 이렇게 행복한데 우리도 언젠가는 늙을테고, |
사고가 나거나 몸이 아파서 죽을텐데 괜히 그런 생각을 하니까 슬퍼 |
지는 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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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예전에는 '죽음'을 별로 피부로 느끼질 못했었다. |
그러나 99년 아빠가 갑자기 돌아가시고 2년사이에 친척 몇분이 병으로 |
돌아가시자 겁이 덜컥 나는거다. |
나의 가족들이나 친구들..내가 아는 사람들..그리고 나도 언젠가는 |
죽을텐데 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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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이꺼이 울면서 샘한테 이야기를 했더니 샘이 꼬옥 안아주고 나서 |
내 눈을 쳐다보면서 그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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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친구들은 벌써 애기들이 다 커서 우리보다 훨씬 빨리 늙겠지만 |
우리는 이제부터 아이들을 키워야하니 아이들 키우느라 훨씬 젊게 |
살수가 있다고. |
자기 나이가 60이 되어서도 아이들은 이제 스무살을 넘긴 나이일테니 |
여전히 아이들을 돌보느라 나이먹는줄 모를거라고. |
그리고 우리는 창밖으로 해변이 보이는 아파트를 사서 아이들이 다 |
크면 둘이 여행다니면서 재밌게 살자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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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아이들이 결혼할 나이가 되어 우리앞에 팔짱을 꼭 낀채로 |
남자를 소개시키면 자기는 그 남자를 열심히 탐색해본 후에 괜찮다 |
싶으면 합격점수를 주겠다고. 그래도 되겠느냐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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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이야기를 하는 샘의 눈가도 촉촉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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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우리도 언젠가는 죽겠지만 나를 이렇게 사랑해주고, |
내가 이렇게 사랑하는 남자가 내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고마움을 |
느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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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 찾아뵙는 Joe의 모습이 마지막이 되지 않기를 바래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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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쉴때마다 행복하세요. 당신은 소중하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