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브리즈번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한국 사우나에 다녀왔다.
겨울 날씨치고는 요즘 많이 따뜻하지만 그래도 아침에 샤워할때는
한국의 뜨뜻한 목욕탕이 그리운지라..
제일 중요한 초록색 이태리타올부터 이것저것 챙기고 같이 가기로한
지은씨랑 출발!(애들은 다들 킨디에 보내놓고 간만에 홀가분한 마음으로^^)
친절한 지은씨는 계란까지 삶아왔다.ㅎㅎ
목욕탕안에서 먹는 삶은계란. 반갑다^^
도착해서 요금을 지불하는데 이쁜 호주샥시가 혹시 학생카드가 있냐 물어본다.
그동안 잠자던 학생카드를 제출하니(학생카드 이야기는 기회가 되면 나중에)
3불을 할인해준다. 아~학생은 때도 덜 나오는구나~
할인받고나니 16불. 한국돈으로 약 만삼천원정도.
어른은 19불이다.
열쇠랑 수건을 받아들고 면도기도 하나씩 챙겨서 들어간다.
(호주에서 여자들의 제모는 거의 필수다)
들어가서보니 한국의 시골목욕탕 수준이라고 해야될까.
온탕하나, 냉탕하나, 싸우나실, 그리고 샤이한 사람을 배려하는
커텐을 칠수 있는 샤워부스 3개.
몸을 대강 씻고 탕속에 몸을 담그니...아...따뜻하고 좋다.
맘같아서는 평영,배영 자유자제 수영을 하고싶지만 참는다.
고글을 안가져와서.ㅋㅋ
우리가 거의 첫손님이었는데 한 십분쯤 지나니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하나씩, 둘씩 들어오는 서양여자들..
한국사람들 중에도 목욕탕에 가는걸 꺼려하는데 호주여자들이 한국사우나에 와서
우리처럼 진흙팩도 하고, 어떤 아줌마들은 사우나에 누워서 같이 수다떨고.
역시나 벗겨놓으니 다 똑같다.
한국사람 4명정도에 호주사람 8명.
놀라운 숫자다.
그리고 반가운 숫자이기도 하다.
한국의 목욕탕을 여기 사람들이 이렇게 즐겁게 받아준다면야.
우리도 사우나에 한번 들락거리고나서 본격적으로 때타올로 호주때를 밀기 시작하는데
어찌하다가 잠깐 거울을 봤더니 탕속에 있는 두 호주여자가 우리를 빤~히 쳐다보고있다.
여기사람들이야 그냥 스파나 하고 사우나나 들락거리는데
우리가 열심히 몸을 박박 밀고 있으니 놀라울수도 있었으리라.
지은씨랑 나는 보란듯이 이번에는 서로의 등도 밀어줬다.
아마 그 사람들 우리를 레즈비언으로 봤을지도 모르겠다. ㅎㅎㅎ
오늘은 장소관계상 사진은 생략. 너그러이 이해하시길^^
목욕을 끝낸후에는 월남식당에 가서 클리어 씨푸드 누들을 먹었다.
이 누들이 한번 먹고간 한국사람들이 한국에 가서 그리워하는 맛이라더니
처음 먹어봤는데도 정말 맛있다.
나중에 울엄마 오시면 꼭 같이 와야지!
이 한국 사우나에 쑥탕, 녹차탕, 불가마가 생기는 그날까지
내가 앞으로도 열심히 이용해줘야겠다.
숨쉴때마다 행복하세요. 당신은 소중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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